(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2월 기준 전체 소매판매액 중 11.9%에 불과하던 온라인쇼핑은 올해 4월 기준 24.3%를 차지할 정도로 10년 남짓한 기간 급격히 성장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3년 12월 3조7천290억 원에서 2023년 4월 209조8천790억 원으로 70배 가까이 늘었다.
판매 창구인 온라인 쇼핑몰이 소비자와의 접촉면에서 온라인 쇼핑을 확대했다면 상품 입고, 재고관리, 주문, 배송, 반품 등 전 과정을 처리하는 풀필먼트(fullfilment) 센터의 등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중추 역할을 했다.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풀필먼트 센터라는 명칭은 온라인쇼핑의 공룡인 아마존의 물류 경쟁력을 상징하면서 업계에 등장했다.
상품의 입고, 재고관리, 출고 정도의 업무를 담당했던 기존 물류센터와 달리 풀필먼트 센터는 주문, 제품 선별, 포장, 배송 등 전 과정을 대행한다. 온라인판매업자가 상품의 기획, 마케팅에만 전력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루최대 5만 건 주문 소화…자동화로 주문 급변동 대응
지난 14일 국토교통부 기자단이 방문한 경기 용인 소재의 파스토는 국토부로부터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받은 국내 몇 안 되는 풀필먼트 센터 중 한 곳이다.
파스토의 용인 소재 풀필먼트 센터 2곳 중 1센터는 하루 최대 5만 건의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쇼핑몰에 참여하는 50만 판매업자가 파스토의 잠재 고객이다. 판매업자가 상품을 기획, 파스토에 입고시키면 이후부터는 모든 과정을 파스토가 처리한다.
10년 전에는 온라인 판매업자가 주문 상품을 창고에서 찾아 일일이 포장하고 배송지 정보 등을 담은 인쇄물을 부착, 택배로 보냈다면 지금은 파스토의 풀필먼트 센터에서 일괄 대행한다.
특히 온라인쇼핑몰의 기획판매 등으로 주문이 폭증할 때에도 판매업자는 지연배송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3차원 공간관리 시스템인 오토스토어, 자동화된 상품분류장치 슈어소트, 창고를 바삐 다니며 상품을 수집, 배송하는 로봇, 오토라벨기 등이 급작스러운 주문 증가에도 무리 없이 대응해주기 때문이다.
신현철 파스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온라인 쇼핑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뤄지면서 앞단에 대한 쇼핑몰 등 투자는 많이 이뤄졌는데 실제로 움직이려면 뒷단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많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스토 오토스토어
사진설명 : 파스토의 오토스토어. 상자에 담은 상품을 로봇을 이용해 입출고한다. 공간 최적화를 위해 수시로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상품정보를 파악할 수 없어 고가품, 귀중품 등 보관에 주로 이용한다. [출처 : 국토교통부]
지난 2018년 FSS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파스토는 용인, 일죽, 동탄, 청라 등에 센터를 열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8월에는 시리즈 C투자에서 총 950억 원의 투자유치를 완료해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물류비용 30% 절감…기업규모에 따라 체감효과 달라
파스토를 이용할 경우 실제 비용절감효과는 얼마나 될까. 파스토 관계자는 일반 물류비용의 30%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면서도 체감 효과는 온라인 판매업자의 사업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소규모 판매업자의 경우 파스토의 풀필먼트 서비스 이용료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중소중견 온라인 판매업자는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낸다고 파스토 관계자는 전했다.
김영근 파스토 경영관리실장은 "중소중견 사업자는 판매량 증가와 함께 주문, 재고관리, 배송 등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는 시점이 온다"며 "풀필먼트 서비스는 이런 부담없이 본연의 경쟁력만으로 사업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풀필먼트센터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닮았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초창기에는 회사의 중요한 정보를 외부 서버에 저장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지금은 확고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주문, 재고관리, 배송 등을 일괄 대행하는 풀필먼트 센터는 많은 제조업체들이 판매, 배송에 대한 고민을 접고 상품 기획, 기술개발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현재 국내 전체 물류센터는 총 7천여 곳으로 이 가운데 2천520여곳이 노후화에 따른 시설 개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스토가 겨냥하는 예비 고객에도 포함된다.
이는 파스토가 풀필먼트 센터 운영에만 집중하는 운영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파스토의 용인1, 2센터도 부동산은 SK D&D에서 확보했고 파스토는 이를 전체 임대로 사용하고 있다.
파스토 현장방문에 동행한 강주엽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관은 "그간 물류산업이 여러 측면에서 3D 업종이라는 인상이 뜻하지 않게 있었다"면서 "물류가 우리의 미래 먹거리고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동물류로봇 AMR
사진설명 :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로봇(AMR)이 창고 내에서 물품을 목적지까지 배송한다. 해당 로봇은 LG전자에서 개발해 파스토에서 처음적용했다. [출처 : 국토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