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토가 처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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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같은 로켓배송, 중소 온라인 판매업자도 여기 거치면 OK"

스마트물류 인증 1등급 '파스토' 용인 1,2물류센터 가보니 제품 입고 이후 분류, 배송 및 반품, 재고 관리 FMS 통해 대행 서비스 "물류산업 3D 업종이 아닌 첨단 테크산업 미래 먹거리 성장 기대"
[용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영동고속도로 양지IC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한 물류센터. 이 물류센터는 여느 물류센터와는 다른 최첨단의 스마트물류센터를 갖춘 곳이다.
외부에선 볼 때 규모가 큰 2개의 물류센터가 구릉지에 자리 잡고 있는 정도로 별 특색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왜 최첨단 물류센터인가를 깨닫게 된다. 기자가 지금까지 봐 왔던 분류 작업하는 많은 직원들과 지게차의 분주함의 모습 보단 진일보한 자동화 설비와 무수한 선반대 사이를 누비는 자율주행 로봇 '캐리봇'들의 작업 모습에 신기함을 느끼게 된다.
AI 물류 플랫폼 기업인 (주)파스토의 용인 2물류센터 내부 전경. 자율주행로봇인 캐리봇이 피킹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핌 사진DB]
특히 이들 로봇은 주문자의 제품이 어디 선반대에 보관돼 있는 지를 정확히 인지해 찾아가는 피킹작업을 해낸다. 많은 로봇들이 센터 내를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며 분류작업이 이뤄지는 컨베이어벨트까지 이동한다. 마치 최근 대형 음식점들이 종업원 인건비 급상승과 구인난 때문에 로봇을 이용해 음식 주문과 배송을 시키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 곳은 '(주)파스토'라는 AI(인공지능) 물류 플랫폼 기업이다. 온라인 사업자의 판매 물건들을 이곳에 입고해 두고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분류작업을 통해 포장해 배송단계까지 이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문배송 물류대행업 회사다. 파스토는 수도권 물류거점 지역 4곳에 물류 센터를 갖추고 있는데, 이곳 용인 1센터와 2센터가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을 인증 받아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신현철 재무총괄(CFO)는 물류의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물류는 시장이 크지만 전통적으로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산업인데다 정보가 많아야 제대로 주문을 받고 배송을 할 수 있었다"며 "용인 2물류센터의 경우 1층에서만 하루 5만4000여개의 상품을 출고할 수 있는 처리용량을 갖출 정도로 데이터 자동화와 연동화를 잘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화가 중요한 이유는 여느 공장들도 마찬가지지만 물류센터 역시 인력난이 심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 마저 팬데믹 이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숙련된 인력이 아니면 작업효율도 떨어지는데다 출고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대목을 맞았을 때나 라이브방송 등으로 일시에 주문이 몰릴 때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물류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그는 "쉽게 얘기하자면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의 로켓배송 주문배송시스템을 연상하면 된다"고 했다. 쿠팡은 수십 조원 규모의 막대한 투자를 통해 자체 물류센터 건립하고 많은 인력을 투입해 모든 것을 자체 처리하는 거대 유통기업이다. 반면 중소 온라인 판매 업자들은 물론 왠만한 유통기업들은 이 같은 투자가 쉽지 않다. 결국 풀필먼트가 전문화된 물류기업이 필요하고 자동화돼야 하는 이유다.
파스토는 네이버에 입점해 있는 400여개 중소 온라인 판매사업자들에게 주문제품을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의 물류관리시스템(FMS)과 자동화 설비를 통해 판매자를 대신해 분류, 배송 및 반품 단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주문배송대행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물론 대기업들의 아웃소싱도 있지만 온라인 판매사업자의 비중이 훨씬 높다는 게 신 총괄의 설명이다.
앞서 자율주행 로봇 중심의 피킹작업을 보여줬던 제2물류센터와 달리, 바로 옆에 위치한 1물류센터는 400개 고객사의 제품 특성에 따라 '온라인스토어', '슈어소트', '피킹타워' 등 섹션별로 나뉘어져 피킹작업이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우승원 운영총괄본부장(COO)은 "온라인스토어에는 주로 값이 나가는 쥬얼리 제품을 취급하고 로봇 피킹작업을 통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며 "또 슈어소트에선 주문별 분류와 집품 포장 작업을 한번에 100개를 처리할 수 있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피킹타워에선 올리브영의 아웃소싱을 받고 있어 화장품 포장작업이 이뤄지는데 시간 당 1000개 정도 출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장(패킹)작업 역시 상품 크기에 따라 박스 크기도 다르게 포장되며 컨베이어벨트를 통과하면서 바코드가 모두 부착돼 출고된다. 바코드의 표준화로 한 명의 온라인 주문자가 여러 개의 상품을 주문한다 해도 한 포장박스에 실려 출고되기 때문에 배송의 정확성과 효율성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우 본부장의 설명이다.
스마트물류기업인 (주)파스토의 용인 1물류센터 내부 전경. '스마트스토어'에선 쥬얼리와 같은 고가 제품을 피킹과 패킹작업을 동시에 한다. [뉴스핌 사진DB]
신 재무총괄은 풀필먼트 수요가 많아 용인 물류센터와 같은 메가센터를 매년 오픈하는 한편, 자사의 솔루션을 적용해 프랜차이즈형으로 다른 기업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 확장에는 정부의 인증제의 도움이 컸다"면서 "저리의 대출지원 뿐만 아니라 투자유치에서도 선순환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부터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를 도입, 운영 중에 있다. 인증센터에는 0.5~2%포인트 저리 대출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지금까지 총 37개소를 인증했고 2021년에 18개소는 4660억원, 2022년에는 3813억원의 대출을 받아 투자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들과 함께 이 회사를 둘러 본 강주엽 국토부 물류정책관은"그간 물류산업이 여러 측면에서 3D업종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파스토 물류센터 방문을 통해 물류산업도 테크산업으로서 미래먹거리로 성장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