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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빠르고 정확하게 척척…파스토 용인 스마트물류센터

AMR·오토스토어·피킹타워·슈어소트 등 입고∼출고 자동화 정확도 99.8%
"시장은 크지만 개선점 많은 물류, 디지털 전환해 효율 높일 것"
파스토 용인 2센터 1층에서 물건을 나르는 AMR (국토교통부 제공)
(용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약 9천㎡, 축구장 하나 정도 넓이의 물류센터에 들어서자 바닥부터 천장까지 각각 다른 크기의 상자가 빼곡히 쌓여 있었다. 선반에 가득 놓인 상자들은 어림잡아 1만개는 넘어 보였다.
적지 않은 물량이지만 이들 상자를 옮기는 사람이나 지게차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센터를 돌아다니는 약 130㎝ 키의 흰색 자율주행 운송 로봇(AMR)에 시선이 집중됐다. 마치 사람이 두 팔을 벌린 모습을 닮은 로봇들은 바구니 4개씩을 들고 물건을 담기 위해 바쁘게 이동했다.
파스토 용인 2센터를 누비는 AMR(GIF) [촬영 임성호]
지난 14일 오후 찾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파스토 용인 물류센터'에서는 로봇과 자동분류기 등이 알아서 척척 배송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갖춰 효율·안전 측면의 우수성을 국토교통부가 인정한 '스마트물류센터'다.
파스토는 2018년 설립된 풀필먼트 전문 물류기업이다. 네이버와 협력해 스마트스토어에서 주로 중소상공인 온라인 판매자의 주문을 받아 물류 일괄대행 서비스를 처리한다.
2021년과 지난해 각각 가동을 시작한 파스토 용인 1·2센터 모두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창고·주문관리 시스템을 자체 개발, 국내 중소기업 운영 물류센터 중 최초로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을 받았다.
파스토 신현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곳 물류센터에 들어오는 제품은 모두 입고 단계부터 바코드에 기반해 추적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인공지능(AI)이 예측한 수요에 따라 재고 관리를 하고, 국내외 400여개 제휴 쇼핑몰에서 이뤄지는 주문을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을 통해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보관된 잡화 상품을 주문 수량에 따라 가져오는 피킹(picking) 작업과 포장, 출고까지 모두 자동화 설비에 기반해 이뤄진다.
LG전자, 파스토와 손잡고 차세대 물류 로봇 시장 공략 [LG전자 제공]
AMR들은 물류센터 전체 노동시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피킹 과정에서 일손을 돕는다. 이들 로봇은 파스토가 지난해 10월 LG전자와 협력을 맺고 도입한 것으로, 현재는 용인 2센터 1층에만 40대가 시범 배치됐다.
1층에서는 하루 1만5천개의 박스 피킹 작업이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1만개가량을 AMR이 처리한다. 로봇 등 자동화 설비의 작업 정확도는 99.8%에 달한다.
우승원 파스토 총괄본부장은 "로봇이 사람보다 생산성이 2배 높아 다른 물류 작업으로도 확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바로 옆의 1센터에서는 '오토스토어', '피킹타워', '슈어소트'(Sure Sort) 등 다른 자동화 설비를 만날 수 있었다. 우 본부장은 "고객사 상품이 들어오면 특성별로 가장 출고 효율이 좋은 설비에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1센터에서는 높이가 약 7m에 달하는 거대한 오토스토어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16단 격자 형태의 창고에 보관된 제품을 로봇 24대가 출하장의 작업자에게 전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오토스토어 [촬영 임성호]
1만3천개의 빈(바구니)을 갖추고 빈 1개당 제품 4개씩 최대 5만2천개의 제품을 한 번에 보관할 수 있다. 하드웨어는 노르웨이 창고 자동화 기업 오토스토어가, 최적화 물류 소프트웨어는 LG CNS가 개발했다.
파스토 관계자는 "오토스토어는 적재율을 극한으로 높이고 오출고를 예방해 준다"며 "한번 적재되면 보안도 완벽해 귀중품 보관에도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오토스토어에서 물건 나르는 로봇(GIF) [촬영 임성호]
피킹타워에서는 바코드가 붙은 바구니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와 작업자가 있는 곳에 멈췄다. 작업자가 바코드를 스캔해 상품을 선반에 찾아 담으니 바구니가 다시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다른 상품을 담으러 이동했다.
상품이 놓인 선반을 들어 작업자에게 가져다주는 작업은 무인운반로봇(AGV)이, 포장을 마친 상자에 송장을 붙이는 작업은 '오토 라벨러'가 담당했다.
신현철 파스토 CFO는 "디지털 전환은 사용자의 행동을 최소화하고, 데이터가 흐르도록 하며 효율을 만드는 것"이라며 "시장은 큰데, 사람 손으로 하는 게 많고 정보가 적어 개선점이 많은 물류의 디지털 전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강주엽 물류정책관은 "그간 물류산업은 여러 측면에서 기피 업종 이미지가 있었는데, 우리 물류 기업이 이젠 첨단화됐다"며 "자동차, 반도체뿐 아니라 물류가 미래 먹거리이자 신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송장을 붙여 주는 오토 라벨러(GIF) [촬영 임성호]